캐나다 이민은 지난 2004년
겨울 무렵 결심했습니다. 6개월 정도 사전 답사를 했었는데 괜찮더군요. 이민자의 나라여서인지 인종차별도 없고, 쾌적한 환경에 경쟁적이지 않은 사회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 교육과 미래를 생각해야 했습니다. 한참
뛰어 놀아야 할 시기에 경쟁과 생존에 내몰려야 할 아이들을 생각하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간절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캐나다로 이민을 잘 왔다고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아이들 교육과 관련된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아쉽고 후회되는 부분도 많습니다. 이를테면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저희 부부가 잃은 것이 참 많거든요. 잘 다니던 직장 그만두고
이 곳에서는 그야말로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했으니까요. 그러나 아이들을 생각하면 이민 1세대로서의 고충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 KBS뉴스 화면캡쳐
저는 어제 "어린이집 폭행사건은 왜 계속되는 것일까?'라는 칼럼을 썼습니다. 예전에도 이 주제로 칼럼을 썼던 것 같은데 사회구조적인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참 풀기 힘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단지 열악한 보육시설과 보육교사의 자질 문제로
발생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캐나다에서라면
어땠을까요?. 결론적으로 말해 이 곳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캐나다에서 아동 폭력과 학대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중범죄에 해당합니다.
아이들 얼굴이나 신체에 상처가 나도 부모가 조사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을 정도니까요.
그만큼
아동 폭력과 학대에 대한 당국의 관리가 엄격하고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만약 보육교사가 아동을 학대했거나 폭력을 행사했다면 법적 처벌은 물론이고 해당 보육시설도 문을 닫아야 할 겁니다.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보육교사가 아동을 학대하는 행위 자체를 상상하기 힘든 것이죠.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처벌이 무서워 아동 학대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아동폭력 근절을 위한 다양한 해법들이 놓여 있습니다.
캐나다는
정부가 교육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나라입니다. 유치원(5세)부터 고등학교까지 100% 국가가 책임지는 무상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죠. 5세 미만의 어린이들은 부모의 자율에 따라 사립시설인 데이케어(Day
Care)나 프리스쿨(PreSchool)에 다닐 수 있는데 이 역시도 국가가 소득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해 주고 있어 보육비 부담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의
유치원에 해당하는 'Kindergarten'은
Public School에 부속되어 있습니다. 보육 교사가 되려면 캐나다 교육기관의 정식
훈련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때 인성교육도 철저히 받습니다. 국가가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교사들의 관리
감독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겁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교사들의 돌봄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교사들에
대한 처우도 대단히 좋습니다. 급여는 물론이고 근무여건과
각종 Benefit(지원)이 좋기 때문에 보육교사는 선호하는 직종 중의
하나입니다. 한국의 경우와는 참 많이 다른 모습입니다. 캐나다 어린이집에서
아동 학대를 상상하기 힘든것은 이처럼 보육에 대한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과 철저한 관리 감독, 보육 교사에
대한 좋은 처우와 근무 여건 조성 등이 맞물려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물론 문화 정서적인
차이도 있을 겁니다. 아무래도 한국은 유교 문화의
영향 아래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문화가 사회 전반에 녹아있다 보니 아이들을 인격체로 여기기 보다는 우월적 위치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눈높이가 아닌 어른의 시각에서 재단하고 평가하는 것이죠.
따라서
어린이집 아동폭력이라든가 가정 폭력같은 문제들은 국가적이고 사회적인 측면에서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접근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분노의 화살을 해당 어린이집과 보육교사에게로 돌리는 것으로는
아무 것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어린이집 폭력사건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의
진단과 처방이 잘못되었다는 방증일테니까요.
ⓒ imbc.com
이민을
온 뒤에 멀리서 바라보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마 정치 칼럼을 쓰기 시작한 것도 그 때문일 겁니다. 이제 시선을 외부로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우리의 문제는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아동 학대와 폭행을 멈출 수 있는지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캐나다의 교육시스템은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적어도 이 나라에서는 아동 폭행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아동 폭력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상처받고 고통받는 것은 언제나 아이들입니다. 그 아이는 바로 당신의 자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정부와 사회 뿐만이 아니라 이해당사자들인 학부모들이 아동 폭행 근절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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