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언덕의 Canada'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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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영국의 수도 아니었어?

바람 언덕 2016. 2. 10. 08:40

안녕하세요, 바람 언덕입니다. 막상 캐나다 생활과 관련해 포스팅을 하려 하니 첫 글로 어떤 주제를 잡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몇 가지 다루고 싶은 소재가 있기는 합니다만, 그것들은 차차 소개해 드리기로 하고 첫 글이니만큼 우선 제가 살고 있는 런던이라는 도시에 대해서 설명해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첫 포스팅은 '캐나다 런던 소개' 글로 잡아 봤습니다.   




ⓒ Londontourism.ca


런던으로 이민오고 나서 몇 년이 흐른 뒤에 소식이 끊겼던 대학 동기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그 친구에게 런던에 살고 있다고 했더니 대뜸 "뭐, 영국?"이라고 되물어 오더군요. 그렇죠. 런던하면 캐나다가 아닌 영국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저도 캐나다로 이민을 생각한 뒤에야 알게 되었거든요, 런던이 캐나다에도 있다는 것을. 


캐나다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나라들로 구성된 영연방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원수도 영국의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입니다. 영국계와 프랑스계가 치열한 대립과 갈등을 겪다가 18세기 중반 7년 전쟁에서 승리한 영국계가 지배권을 획득한 영향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프랑스계의 후손들이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퀘벡(Quebec)주에서 지금도 독립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영국계와 프랑스계가 아직까지 갈등과 대립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와 같은 배경이 있어서인지 캐나다 곳곳에 영국과 프랑스의 역사적 흔적들이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온타리오주에 속해 있는 런던은 영국의 흔적이 물씬 풍기는 도시입니다. 도시의 이름을 런던이라고 지은 것만 보아도 이 도시를 개척한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도시 이름만 따온 것이 아닙니다. 영국 런던의 중심을 템즈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는 것처럼 캐나다 런던에도 템즈강이 있습니다. 


물론 영국 런던의 상징인 템즈강에 비해 그 규모는 아주 소박합니다만, 이곳의 템즈강 역시 시민들의 자랑이자 휴식의 공간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습니다. 템즈강을 끼고 조성된 산책로는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을 하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산책로를 따라 펼쳐진 곳곳의 공원들은 그곳을 찾은 사람들과 어우러져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냅니다. 



ⓒ Londontourism.ca


퀸 스트리트, 옥스포드 스트리트, 리치몬드 스트리트 등 곳곳의 지명도 영국 런던의 그것들과 동일합니다. 이렇듯 거리, 카페, 건물 이름들에서도 영국의 흔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캐나다 런던은 그렇게 큰 도시는 아닙니다. 2016년 현재 인구는 38만 1000명 가량입니다. 그러나 교육도시로 알려져 있어서 유학생들의 유입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다, 도시 외곽으로 주거지역이 확장되고 있고 인구의 증가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으므로 실제로는 조금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런던 한인회에 따르면 약 3500명 가량의 한인이 런던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그보다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규 이민자들 뿐 아니라, 부모 중 한 명이 학교에 다니면 아이들의 학비가 면제되는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많은 수의 유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런던은 '숲의 도시'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씀드린대로 템즈강을 따라 조성된 공원들에는 갖가지 나무들과 잔디가 펼쳐져 있고 거위, 오리, 청솔모, 다람쥐, 물고기와 새들, 너구리, 심지어 비버와 사슴들까지 서식하고 있어 자연을 즐기기 위해 부러 차를 타고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되는 까닭입니다. 돗자리 하나와 간단한 간식거리만 있어도 소풍가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도시, 그곳이 바로 런던입니다. 



ⓒ 나무위키



런던은 또 오대호와 가까운 도시입니다. 남쪽으로는 이리호, 북서쪽으로는 휴론호가 있으며, 동쪽으로는 온타리오호와 가깝습니다. 캐나다 최대 도시인 토론토가 북동쪽으로 2시간 거리에 있고, 동쪽의 나이아가라 폭포와도 2시간 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런던에서 북서쪽으로 약 한시간 가량 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휴론호는 가족 나들이 장소로 아주 유명합니다. 물이 워낙 맑은 데다가 넓고 고운 백사장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수심도 적당해서 아이들이 물놀이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입니다. 


런던은 미국 국경과도 가깝습니다. 남서쪽으로 차를 타고 약 1시간 가량 내려가면 바로 미국입니다. 루니화가 강세였을 때는 미국으로 당일 쇼핑을 다녀오는 사람들이 많았을 정도로 지리적으로 아주 가깝습니다. 자동차의 도시 미국 디트로이트와 불과 약 2시간 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미국 국경과 맞닿아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는 한인들에게는 참 익숙한 곳입니다. 지인들이 찾아오면 들르는 필수코스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꽤 많이 갔었는데 갈 때마다 그 크기와 장엄함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원래 캐나다는 겨울이 길고 춥기로 유명합니다. 눈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내리지요. 이 곳 런던도 예외는 아닙니다. 지난 2011년인가는 12월 초에 무려 1미터 20센티의 첫눈이 내렸습니다. 기록적인 눈 폭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나이 지긋한 캐네디언들도 평생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리는 것은 처음 보았다고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눈이 많이 내리는 데도 제설시설이 워낙 잘 갖추어져 있어서 그런지 교통이 마비되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밤새 아무리 많은 눈이 내려도 제설차가 수시로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눈을 치워주기 때문에 차량 이동에 큰 불편이 없습니다. 캐나다에 살면서 가장 덕을 많이 보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제설시설인 것 같습니다. 



ⓒ getabout.hanatou.com


그런데 런던 날씨와 관련해서 지난해와 올해는 참 이상합니다. 예년에 비해서 눈도 많이 내리지 않고 있고 날씨도 생각보다 춥지가 않습니다. 한국의 겨울 날씨와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요. 원래 캐나다의 겨울은 우기에 해당되기 때문에 수시로 내리는 눈과 살을 에는 듯한 강추위가 기승을 부려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지난해와 올해는 비교적 조용히 지나가고 있습니다. 뭔가 속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어쨌든 겨울답지 않은 겨울 탓에 이번엔 겨울나기가 한결 수월합니다. 


런던에 살면서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교통입니다. 북미의 특징이라면 특징일 수도 있습니다만, 이곳 런던도 대중교통 수단이 그리 발달해 있지 않습니다. 대도시인 토론토나 밴쿠버, 몬트리올같은 도시들은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런던같은 중소 규모의 도시들은 지하철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버스도 배차 시간이 길어서 자동차가 없으면 생활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북미 지역에서는 두 대 이상의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가정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미비한 대중교통이 아쉬운 점이라면 터무니없이 비싼 통신요금은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입니다. 저와 아내의 핸드폰 비용으로 매달 18만원 정도를 지불하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인터넷 요금도 약 8만원 정도 됩니다. 문제는 요금에 비해서 서비스 질이 낮다는 것이지요. 특히 인터넷의 경우는 속도가 나오지 않아서 다운로드와 업로드 할 때 인내심을 발휘해야 합니다. 지금이야 사정이 조금 나아졌지만 몇 년전만 해도 영화 한편 다운로드 받으려면 한시간 넘게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많은 요금을 지불하면서도 그에 합당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역시 어마어마한 땅덩어리를 가진 캐나다에서 생활하려면 감내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에 따로 다루겠습니다)


또, 오신지 얼마 안된 한국 분들이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 중의 하나가 느려 터진 에프터 서비스입니다. 한국에서야 전화 한통이면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친절한 서비스를 바로 받을 수 있지만, 이곳에서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입니다. 인터넷 서비스라도 한 번 받을라치면 최소 3~4일 이상을 기다려야 하니까요.  


그러나 이러한 소소한 점들을 제외하면 런던은 거주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도시입니다. 사시사철 조용하고 쾌적하며, '숲의 도시'라는 별칭이 있을만큼 많은 공원과 녹지로 사람들을 넉넉하게 품어줍니다. 또한 이민자의 나라답게 다양한 인종이 서로의 문화를 존중해 주고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 Londontourism.ca



많은 사람들이 런던하면 영국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캐나다에도 런던이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영국 런던처럼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깨끗하고 조용하며, 여유로움과 온정이 넘치는 곳, 캐나다 런던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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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2016.02.10 23:49 신고 저도 "런던"하면 영국을 떠올리는 사람중에 한명입니다.^^; 캐나다의 핸드폰 요금이 그렇게 턱없이 비싼지 몰랐습니다. 저는 여기서 선불폰쓰는데, 10유로 충전하면 유효기간이 1년인지라, 1년에 한두번만 충전해서 (워낙 전화할데도 없어서리...^^;) 사용하는데... 캐나다가 은근히 물가쪽으로는 유럽을 앞질러 가는거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kanatalife.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6.02.11 10:40 신고 ㅎㅎ, 많은 사람들이 그러더라구요. ^^*
    통신요금은 가격 보다는 서비스와 질이 더 문제인 것 같아요.
    서비스와 질이 형편없는데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니까 불만이 쌓일 수 밖에요. 그런데 웃기는 것은 캐네디언들은 절대로 불평 불만이 없다는 것예요. 순응하며 사는 법을 아는 건지, 아니면 태생이 그런 건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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